리소그래프는 지면을 그대로 사용하는 제작물을 만들 때에도 쓰이지만 디자이너나 예술가 등 개인이 소책자를 자가 출판할 때 활용도가 더 높아진다. 인쇄기를 보유하거나 다른 스튜디오의 인쇄기를 활용하더라도 이미지와 텍스트를 준비해 작은 매거진을 만들때 활용하기 좋은 도구가 스펙트로라이트(Spectrolite)라는 맥용 소프트웨어인데, 미국의 아네모네 스튜디오에서 만들어 무료로 공개하고 있는 도구다. (다운로드는 요길 누르세요. 맥 전용)
스펙트로라이트는 흥미로운 몇 가지 기능들이 조합되어있고, 리소그라퍼들이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외의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우선 Canvas 기능에서는 컬러 이미지 등을 준비해 원하는 리소 색상의 조합으로 분판할 경우 어떻게 결과물이 나오게 될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측이 가능하다. 예컨대 원색의 사진을 블루와 그린 컬러 조합의 듀오톤으로 분판할 경우 어떻게 보일지, 혹은 Faux-CMYK 방식으로 핑크, 블루, 옐로우, 블랙 4색으로 분판할 경우 어떻게 보이게 될지 예측해준다. 리소 인쇄로 분해한 이미지를 핀맞춤해 인쇄하는 경우 표준 CMYK 기반의 일반적인 인쇄나 프린터 출력물과는 많이 다르고 대체로 계조의 표현이 부드럽지 않거나 표준 CMYK와는 데이터가 달라 엉망이 되기 쉽다. 스펙트로라이트를 활용하면 그 정도를 조금은 예상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옵션만으로도 조합한 컬러의 농도를 독립적으로 조절하고 PDF나 이미지로 분판할 수 있어 편리하다.
스펙트로라이트의 Canvas 옵션 중에는 맥 컴퓨터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리소그래프의 하프톤 앵글과 농도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도 있어서 포토숍 없이도 하프톤을 처리하도록 해준다. 맥 컴퓨터로만 리소그래프를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 활용하기 좋은 기능.
보유한 컬러를 조합해서 Palatte를 구성하는 기능은 컬러프로파일도 지원하는데, 이렇게 만들어놓은 팔레트를 분판 옵션에서 불러들여 활용하면 편리하다. Paper 기능으로는 미리 종이를 선택해 마감 톤을 예측해볼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기능은 리소그래프의 A3 사이즈 대지를 명함, 카드, A5소책자 등 여러 활용 사례별로 미리 템플릿화한 Layout 기능인데 선택 후 규격에 맞는 사이즈로 만들어둔 PDF 페이지 문서를 불러들이면 자동으로 터잡기를 해준다. 중철, 무선제본 등의 옵션을 선택해 그에 맞는 터잡기를 할 수 있는데, 제본되며 없어지는 부분을 보정하는 기능도 충실하게 옵션으로 반영되어있어 매우 편리하다.
이런 도구를 만들어 함께 쓸 수 있도록 공개하다니. 고맙게 쓰고 더 착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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